<작품에 대한 단상>
2019년 도박 예방 웹툰 공모전에 출품했던 작품입니다.
그림작가가 '원숭이와 꽃신'을 모티브로 하자고 해서 그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다른 작품 준비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컷 수를 절대 할당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림작가가 몸도 마음도 안 좋아서 이거 하나 만드는 데 3주 걸렸네요. 콘티 2일, 그림 3주...;;
생각해보니 7컷에 3주라니... 한 컷당 3일을 먹었단 소린가 그럼. ㅡㅡ;)
할당할 수 있는 컷 수가 적다보니 기승전결을 다 넣긴 하겠지만 뭔가 차별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림 동화식으로 웹툰을 진행시키자는 의견이 나왔고, 짧은 컷에 핵심만 담아서 그리자는 게 요지였습니다.
'원숭이와 꽃신'이 오소리가 원숭이를 노예로 만드는 그런 내용의 동화이기 때문에 스토리라인도 이쪽을 오마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오소리가 원숭이를 노예로 만드는 건 똑같고, 그 과정이 꽃신이 아니라 도박을 통해서라는 차이점이 있죠.
그런데 컷들이 완성되고 보니 동화식으로 진행되려면 글을 쓸 여백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동화 보면 한 페이지는 그림이고 나머지 페이지는 여백에 글귀가 써지잖아요?
하지만 웹툰은 세로로 읽는 스크롤 방식이다보니 그림과 글을 같이 보기 위해선 컷과 컷 사이의 여백에 글을 쓰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동화에는 말풍선이 없는 게 보통이라 말풍선을 빼고 썼더니 대화편지 글 방식으로 썼더니, 이게 너무 산만해져서 말풍선을 집어넣고 나래이션을 여백에 집어넣는 식으로 개선했습니다.
저게 만드는 도중에선 최선이었고, 많이 아쉬웠습니다. 딱 만들고 보니 상은 못 타겠다 싶었죠.
처음에는 '도박판은 너의 무대가 아니다.', '인생의 주인공은 너지만, 도박판의 주인공은 네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만들어볼까 했습니다. 내용은 타짜들의 실력은 월등하니 애당초 게임부터가 안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도박은 할 짓이 못 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해당 내용으로 꾸리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컷수가 필요했습니다. 타짜의 기술들을 설명충으로 '이건 네가 할 게 못 된다.'라는 걸로 채워야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 주제보다는 '도박을 하면 피폐해진다.'는 걸 보여주는 게 훨씬 컷 수가 적게 들었습니다.
간단히 도박을 하고 패가망신하는 것만 보여주면 끝이니까요. (도박의 기본 이미지가 그런 것이니 보여주기 편하죠.)
'도박의 4단계'를 소재로 만들어볼까했지만 이전 공모전 우승작에 이미 있더군요.
그래서 이것도 갈아엎고, 그림작가가 제시한 소재로 빠르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소재를 정한 것부터 삐걱한 것 같네요.
그리고 컷수를 적게 해야한다는 강박관념도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정말 고마워, 오소리야.'란 대사....;;; 동화 생각하면서 넣었는데 지금 보니 좀 오그라드네요.
그리고 패러디 할 거면, '원숭이가 일상으로 돌아갔는데, 돈이 빠르게 안 벌린다. 그래서 다시 도박에 손을 댄다.' 이런 컷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컷은 늘어나겠지만요.
과거 공모전 우승작들 보고 흔히 공익광고에서 보던, 뻔한 내용에 뻔한 구성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클리셰를 사용해 만드는 게 더 나았을 것 같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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